몇 일 전에 모종의 일로 서울 다녀왔습니다.
매 번 하는 일이지만, 당일치기 서울행은 괴롭기 그지 없습니다.
버스를 4시간씩 8시간 타고 나면 허리고 목이고 안 아픈 데가 없단 말이죠.
도착했다고 어디 누워서 쉴 수도 없고 말이죠.
여튼 올라간 건
앰네스티라는 곳의 회원 몇몇 분들이 모여서 작은 활동을 시작한다는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저는 정식 멤버는 아니고, 카페 운영을 맡기로 해서 겸사겸사 올라갔습니다.
버스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발대식 장소인 이화여대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지하철에서
이런 사진이 보이는데...
흑백 인물 사진에다가 '단번에 끝났습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인생'이라는 단어도 얼핏 보고)
'인생 단번에 끝났습니다.'
라고 잠깐 생각했습니다...만 그럴린 없었...
넘어가구요.
비가 온다는 소식은 출발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서울에 도착해보니 그친 상태더군요.
근데 지하철에서 내리니까 비가 추적추적...
챙겨간 우산을 쓰고 이대 입구로 걸어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보이더군요. 사진으로 종종 봤던 묘한 굴건물이요.
들어서자마자 찍은 건 아니고 들어갈 만큼 가서 찍은 거지만 뭔 상관이겠어요.
나름 예쁘더군요.
땅을 판 건지, 주변을 쌓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양 옆이 건물이긴 하니까 움푹 파인 땅에 묘한 건물을 지어본 것 같기도 하고....
역시 뭔 상관이겠어요.
여기서부터는 사진 (안 찍어서) 없고 글로만 갑니다.
라고 해봤자 위에도 사진은 꼴랑 두 장이지만요.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발대식 장소로 가보니 한 분 계시더라구요.
나중에 알고 보니 장소를 제공해주신 분...이라는데 알 리가 없으니 인사만 꾸-벅- 하고 뒹굴뒹굴.
좀 있다 전화가 와서 짐 옮기는 걸 도와달라고 하셔서 나중에 오신 다른 한 분과 쫄래쫄래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가보니 빗발이 좀 더 굵어져서 망...
어찌됐건 짐 챙겨서 다시 들어왔습니다.
몇 몇 분이 더 오시더군요.
사실 발대식 시간은 한 시간쯤 남은 상황이었는데, 먼저 몇 분이 오셔서 준비를 하는 거였습니다.
어쩌다보니 저도 옆에서 살짝 거들었습니다.
그래봤자 과자를 깐다거나 치즈 비닐을 깐다거나 하는 간단한 것들만 했지요.
그렇게 대충 준비를 끝내고 발대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룹 운영자 분들을 소개하고 대표이신 분이 그룹 개설의 취지를 설명하셨습니다.
카페 운영과 연결이 되는 부분이라 슬쩍슬쩍 메모를 했는데요.
-나중 일이지만, 집에 와서 보니 그룹 이름(가칭이었지만, 여튼)을 안 적어놓고 기억도 안 나서 망....
물론 딴 짓 하다보니 생각이 나서 카페에 반영했습니다. 엣헴-
앰네스티에 대한 이미지도 흐릿흐릿 한 상황인지라 정식 멤버분들에게 그랬을 것처럼 짜릿하게 와닿는다거나 그렇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뒤적뒤적 해서 알아본 앰네스티의 이미지와 결합해서 느낀 점은 좀 있었네요.
그 다음은 앰네스티 한국지부 실장님?이신 분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앰네스티란 조직이 대~충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알 수 있었네요.
단기직 채용에서 뺀찌먹어서 제대로 안 들었습니다. 거짓말이지만...
좀 궁금했던 '왜 노란색인가' 에 대한 답도 알 수 있었구요.
어쨌거나 앰네스티 그룹이란 게 앰네스티 하부에서 활동하는 조직인지라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권운동 강화가 전략목표라는데 잘 진행되면 좋겠네요.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인연을 맺게 된 계기인 고은태님의 급축사를 들었는데요.
처음엔 뻘쭘뻘쭘 하신 듯 하다가 앰네스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시면서 불끈불끈.
말투도 바뀌면서 불타오르시더라구요.
앰네스티에 대한 애정, 자부심 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런 분들이 있다면 앰네스티도 쭈욱 잘 굴러갈 것 같더군요.
제가 있으면 그냥저냥 굴러가거나 망하거나...
앰네스티가 50주년이라는데 50주년을 축하하는 해가 아니라 재도약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씀도 기억나네요.
물론 대부분의 조직 기념일엔 저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그런 말씀이셨습니다. 헤헤헤
발대식이 다 끝나고 일찌감치 준비했던 음식들을 먹었는데요.
아침만 먹고 갔던지라 꽤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남은 소세지를 못 챙겨온 것은 천추의 한이...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 별 말을 못 했네요.
낯가림도 좀 있고 소심하고 그래서...
은태님이랑도 이런저런 이야길 하고 싶었는데, 처음엔 절 못 알아보신 듯 했고,
나중엔 다른 분들이랑 이야기나누고 계시고 그래서 먹을 것만 우걱우걱 먹다가 막바지에야 약간의 담소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행사가 끝-
...나고 2차를 갔는데요.
전 2차 장소까지 갔다가 다른 약속으로 쏙 빠졌었네요. 에헤헤헤헤헤...
어쨌거나 짧아서 아쉬움이 남는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약속으로 빠지지 않았으면 시간이 남아돌았겠지만요.